크리스마스

조용히 보내는 2017년 크리스마스.

 

아이와 함께(1살 그리고 두 살)

아이는 잘도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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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

언제나 좋은 동해바다. 이름을 잊은 어느 해수욕장에서.

 

이사 끝. 이제 여기가 우리집.

이사

이사 준비 시작. 화장실 문 옆에 붙어있던 사진들. 이사가면 예쁜 액자에 넣어주겠어.

WINTHER TRIKE MODEL 405

WINTHER TRIKE MODEL 405

색상, 구조, 기능, 내구성 모두 만족. 세발 자전거의 이데아, WINTHER TRIKE MODEL 405

집의 이름

서진이네 집.

대학 선생

유월의 마지막 날, 헤이그 대학에서 전임강사 오퍼를 받았고 오늘 계약서에 사인했다. 8월 17일 첫 출근. 박사과정 끄트머리에 얻은 귀한 기회다. 잊지 못할 하루가, 생각보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Scheveningen

요즘

실험 때문에 온종일 랩에 앉아있었다. 밥 먹을 시간도, 화장실 드나들 틈도 없이. 내게 있어 분주한 건 자랑이 아니다. 어떤 일이 이렇게 바쁜 건 느슨하게 당겨 쓴 지난 시간 때문이니까. 시간은 참 정직한 듯.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봤는데 잠깐 다른 일을 하다 다시 보려니 누가 어디에 쓴 글인지 못 찾겠다. “세상엔 서운함 때문에 고마움을 잊는 사람과 고마움으로 섭섭함을 덮는 사람이 있다.” 대략 이런 글이었다. 마음이 무겁다.

지난 2주 동안 60명의 학생이 내 실험에 참여했다. 사람은 다 비슷하고, 참으로 다르다.

블로그 도메인이 끊긴 줄도 모르고 있다가 몇몇 사람이 얘기해줘서 알았다. 사실은 그들이 여기 종종 들른다는 것에 더 놀랐다. 고마워요!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사람들이 아는 게 짐이 되는 사회 속에 살면 얼마나 고통스럽겠는가. 알고자 하는 욕구와 모른 채 살고자 하는 관성은 워낙에 상극이라 서로 물러섬이 없는데 문제는 소위 쪽수가 모자라기 때문인지 계속 질문하는 소수가 생각을 멈춘 다수에게 바보취급을 받곤 한다.

전과 달라진 자신에 대해 말하면서 과거의 성공이나 지난날의 치기 어린 과오를 먼저 곁들이는 사람이 있다. 작은 본전을 남겨두기 위해 온전히 비켜서지 못한, 대부분 불순한 의도의 문장들이다.

학교와의 계약이 끝나가지만 네덜란드에 조금 더 살아보기로 했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한다. 그 일을 잘 할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보다 채용 담당자들이 더 잘 알고 있다. 마음 편히 다양한 포지션에 이력서를 넣고 있고, 어디든 먼저 오는 오퍼에 사인을 하기로 했다.

여행 중에 지갑을 소매치기 당했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당하고 보니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요즘

서진이가 태어난 지 10개월이 지났다. 일상과 생각, 아이폰 메모리가 서진이로 가득 차 있다. 저 작은 아이가 모든 것을 바꾼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포괄적이고 추상적인 문장임에도 난 그것이 지금, 여기에 비해 좋지 않을거란 확신이 든다.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

잠들기 전 칭얼댈 때 책을 읽어주면 가만히 내 목소리를 듣는다. 행복한 순간이다. 동화책을 사야 할 때.

작게 자른 빵과 치즈를 먹는다. 맛있게 먹는 것만 봐도 배가 고프다.

어머니는 종종 아버지 책상 밑에서 놀던 나에 대해 얘기하곤 하셨다. 그렇게 귀찮게 해도 화 한 번 안 내셨다며. 그게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게 되었다. (아마도) 어머니가 잘못 알고 계셨던 부분은, 그런게 하나도 귀찮지 않다는 것.

서진이가 아끼는 가구를 망가뜨렸다. 뭐 할 수 없지 뭐.

뽀로로는 정말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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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저녁시간, 보리차와 커피.

일 할 준비 끝.

 

 

bike sign

퇴근 시간, 공원을 지나.

말. 화. 살.

DSC_0058

서른 중반. 요즘 세 가지를 줄이고 있다.
말. 화. 살.

가을

가을 색감.

요즘

정우와 유연석이 다시 부른 “너만을 느끼며”를 듣는데 막 아련하고 애틋하고 그렇다. 임현정이 부른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도 요즘 듣기 좋다.


8년 차 부부가 되던 날 근처 교회에 등록했다. 비슷한 시기에 아기는 백일을 넘겼고 우린 비자를 연장했다. 어떤 지점을 통과하는 느낌.

지난주, 누군가와 꽤 먼 곳에 다녀왔다. 1박 2일동안 그는 어디서든 민첩하게 움직였다. 특히 타인을 위해 움직이는 게 몸에 밴 듯했다. 난 그가 움직이는 걸 보고서야 내가 가만히 서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어떤 정당에 소속되어 공천 투표를 하기도 하고, 언론사와 정당에 후원금을 보내기도 한다 했다. 작게나마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차곡 차곡 스스로를 키워가고 있는 듯 했다. 정치와 교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하기 앞서 난 이제껏 무얼 했나. 뭔가를 쓰고 말한 것? 복잡한 머리에 입만 산 채로 서른 중반이 되었다는 걸 깨달으니 몹시 부끄럽다. 난 희망은 물론 절망에 관해 이야기할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끄러움을 떨쳐내기 위해 뭔가를 하기 시작했는데 몸과 정신 모두 비만이라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찬 바람이 불면 먹는 간식 Appelbol. 통사과 한 개를 얇게 썰어 층으로 쌓고 가운데 설탕, 계피, 캐러멜을 섞어 채운 다음 페스트리로 겉을 싸서 오븐에 구워 만든다. 난 뜨겁고 진득한 바닐라 시럽을 얹어 카푸치노와 함께 먹는다. 잘 만든 Appelbol은 겉은 바삭하되 안쪽 사과는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포크로 잘릴 만큼 푹 익어 있고, 필링은 뜨겁게 녹아있다. 충분히 익혀야 한다. 오븐에서 조금만 일찍 꺼내도 영 맛이 덜하다. 뭔가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됨됨이와 닮은 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