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공유를 촉진하는 화장실 위치?

Pixar_2Wired에 The Steve Jobs MBA 시리즈가 실리고 있는데 Jonah Lehrer가 쓴 [The Steve Jobs MBA Unit 103: Connect your people]에 흥미로운 내용이 실렸다. 스티브 잡스가 픽사 시절 본사 화장실을 중정에 두어서 직원 간 소통을 촉진하려 했다는 내용이다 (아래 인용).

“Jobs eventually decided to locate the bathrooms in the atrium. He believed that the best meetings happened by accident. And he was right. Pixar employees say that many of their best ideas arrive not while sat at their desk, but when they’re having a bowl of cereal with a colleague or having a chat in the bathroom.”

by Jonah Lehrer

마당이나 중정이 실제 거기 머무는 사람들의 관계망에 어떤 실제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혹은 잡스의 생각처럼 화장실 위치가 구성원 지식공유에 영향을 미칠수 있을까?

다소 프로이드적인 상상을 가미한다면, 사람은 배설 직후에 보다 창의적이거나 사회적일 수도 있을까 (사실 난 작년부터 이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중이다)? 논문들을 검색해 보면 아직까지 특별히 건질 건 없다. 배변과 인지 활동 사이의 관계는 조명된 적이 거의 없고, 화장실이나 중정을 일종의 사회적 공간으로 보는 시각조차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흥미로운 건 해우소(解憂所), 변소(便所: 편안한 곳), Restroom 세 단어 모두 ‘쉼’과 연관이 있다는 것 정도.

화장실 이야기가 나오니 문득 학창시절 내가 다녔던 학교 화장실들이 생각난다. 거긴 온갖 나쁜 것, 나쁜 일들이 빛의 속도로 공유되는 곳이었다. 그 시절의 호기심과 서툰 반항심, 때론 잔혹하기까지 한 소년들의 집단규범이 뒤범벅 된 산뜻하지 못한 공간. 왜 하필 악취나는 그 좁은 공간에서 10분의 일탈을 즐겼는지 모르겠으나 돌아보면 참 딱했다. 어쩌면 화장실, 매점, 운동장, 복도, 교실 뒷편, 학교 건물 뒷편 등에서 벌어지는 group dynamics는 학습 공간 계획 단계에서 보다 예민하게 조율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직육면체 학교 건물들이 수명을 다했을 때 우린 어떤 학교를 디자인해야 할까? 학교라는 소사회에서 화장실은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최소한 화장실 설계에 공들인 티가 나는 학교라면 다른 것들도 눈여겨 볼만하지 않을까 싶다. 낯선 집 화장실만 들어가 봐도 그 집 안주인의 감각과 집안 분위기를 눈치챌 수 있듯이.

 

Brompton – oldie but goodie

1997년생 브롬톤. 핸들그립 바꾸고 한 컷.

Hamra by Collectif Encore

오랜만에 스크렙하고 싶은 건물 발견. 탁 트인 대지, 굴뚝/난로/사다리/지붕/욕조의 활용법, 개방감을 극대화하는 창, 단순한 매스, 콘크리트와 나무의 합, 주택이자 일하는 공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다 우겨넣으면 대충 이런 건물이 나오는구나.

설계 및 인테리어 디자인: Anna Chavepayre, Collectif encore

사진: Michel Bonvin

https://www.archdaily.com/910867/hamra-collectif-encore

 

요즘

요즘 진저브래드맨에 푹 빠져있는 서진이와 만든 과자. 지난주 쿠키맨을 직접 만들어보자며 파우더랑 장식용 설탕 튜브를 샀었는데, 오늘 보니 집에 버터가 없어서 아이와 슈퍼에 다시 다녀왔다. 버터를 손에 들고 핑크퐁 진저브래드맨 노래를 부르며 신나했다뭐라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이 모든 게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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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3 POLTRONA, Cassina

외출보다 집 안에 있는 걸 좋아하는 (나 같은) 사람들에게 멋진 암체어는 인생 소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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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핀란드 Tampere에 위치한 TAMK Proakatemia로 출장을 다녀왔다. Tampere는 Tilburg처럼 과거 섬유산업이 견인했던 도시라는데 지금은 젊은 기업들이 옛 공장 건물들을 채워가고 있다. TAMK는 학생 만 명 규모의 대학이고, Proakatemia는 그 중 선발된 150명 정도의 학생들이 모여 직접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지역 기업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일종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다. 본 캠퍼스에서 1년을 보내고 Proakatemia로 오면 강의와 시험은 사라지고 Proakatemia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따라 나머지 3년을 보낸다. 학생들은 열정적이었고, 선생들은 차분했다. 그들은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하나의 학습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는데, 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서 이 정도의 공동체성을 발견하긴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학교에 들어갈 때 우리는 먼저 신고있던 신발을 벗어야 했다.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것이 바로 신발을 벗는 그 순간에 거의 다 담겨있다고도 생각했다. 조금, 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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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p

결혼 10주년

벌써 10년. 한 팀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들.

 

 

디지털 노마드로 일하기

Fontys에서 일을 시작할 때 노트북, 휴대폰과 심카드, 사물함 하나를 받았다. 난 내 방이 따로 없고 ‘Factory’라는 공간에 빈 자리가 있으면 그냥 앉아서 일한다. IT부서나 행정직원들은 대부분 자기 방과 책상이 있는 반면, 학과에 속한 사람들은 심지어 학장까지 노트북 하나 들고 빈 자리를 찾아다닌다.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자료를 PDF로 읽고, 글은 워드에 쓰며, 계산은 엑셀로, 강의 자료는 PPT로 만든다. 함께 쓰는 자료들은 클라우드에 있고, 나 역시 모든 자료를 공유폴더에 저장하고 싱크 시킨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열리는 오피스 도구 덕에 실시간으로 작업하여 공유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적고 보니 일하는 방식이라는게 이렇게나 빨리,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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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올 여름은 유독 길고 더웠다. 그러다 어느 날 찬 바람이 불더니, 뜨겁고 환하던 여름이 갑자기 끝나버렸다. 물론 휴가도 함께 끝났다. 이 집에서 아이와 처음 보낸 여름은 정말 좋았다. 부엌에서 뜰 쪽으로 난 문을 열어놓으면 아이는 온 종일 집 안팎을 오가며 놀았다. 이 집도 아이를 키우고 있다.

공룡놀이를 하고 있었다. 나는 큰 공룡이고 아이는 아기 공룡이었는데, 배가 고파서 엄마를 먹어야겠다고 하니 아이는 나를 막아서며 그러면 안된단다. 이거 재미있겠다 싶어 으어~ 소리를 내며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갑자기 자기를 대신 먹으라고 소리쳤다. 이게 그 아이를 키우다 갑자기 울컥한다는 그런 순간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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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티스(Fontys) Academy for Creative Industries

 

8월 20일부터 Fontys ACI(Academy for Creative Industries)로 출근한다. 일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에 좋은 조건으로 가게 되었다. 평소 관심 있던 창의성, 디지털 비즈니스 컨셉에 관해 가르치면서 연구 시간도 가질 수 있고, 2019년에 입주할 새 건물의 학습공간 디자인 과정에 일부 참여하기도 한다. 박사 논문 주제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고, 일종의 정년 트랙에 들어왔으니 여러모로 내 경력의 중요한 분기점에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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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iroquai Bee Gees Mashup – Pomplamoose

어라,

슬픔의 유통 기한

나와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오래 슬퍼할 일이 생길때면, 난 이 슬픔의 유통 기한에 대해 생각한다. 적어도 어느 동안은, 페이스북 같은 곳에서 농담이나 누군가의 사사로운 일상을 보고 싶지 않다. 누군가는 그 역시 내가 슬픔을 소비하는 하나의 방식일 뿐이라 비판하겠지만.

노회찬 의원이 세상을 떠났다. 이런 슬픈 일들이 있는지조차 모르거나, 그것이 아무런 의미도 아닌 사람들이 남기는 글을 읽으며 난 피로와 배신감을 느낀다. 되려 이를 조롱하는 사람들을 보며 세상에 악인이 너무 많은건 아닐까 생각했다.

세월호가 가라 앉을 때 그 슬픔에는 기한이 없을거라 생각했지만 난 금새 다시 웃었고, 일상은 빠르게 회복되었다. 내게도 어떤 기한이 있었던 것 같은데, 생각보다 짧았다. 나도 결국 그냥 타인이었던 걸까… 

내가 친구와 선생으로 여기는 많은 이들이 어제 오늘 많이 슬퍼하고 있다. 나도 한 마음이다. 나를 바꾸는 계기가 되길… 슬픔의 유통기한과 상관 없이. 

아 정말. 멋지군.

Three Meals a Day

하루 세 끼 밥 먹은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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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

긴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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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칭찬을 받고, 인기를 얻고, 높은 지위에 올라 세력을 가지게 될 때 사람들은 변했다. 유명세란 어떤 방향으로든 결국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건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대게 나쁘게 변했다. 한 명씩 등을 돌리고 거리를 두었지만 인파에 묻혀 유치하고 추잡한 언행을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칭찬에 익숙해진다 느낄 때, 앞에 서서 말 할 기회가 생길 때마다 문득 두려운 마음이 든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란 말에 공감했다. 정말 마음은 별로 늙지 않았다. 그 때 설레었던 것들은 지금도 똑같이 그렇다. 나이가 든다는 건 그냥, 몸과 마음의 간극을 넓히는 일일 뿐.

어떤 사람이 고민을 털어놓고 싶어 나를 찾아왔다. 나는 대체로 이야기를 잘 들었지만, 더 읽기 »